오헨로 - 일생에 한 번뿐인 시코쿠의 불교 순례 체험

'순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일본의 자연을 산책하는 것보다는 스페인 산티아고 성지순례와 같은 경건한 종교적인 이미지를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시코쿠는 '오헨로'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순례 여행의 본거지입니다. 오헨로의 핵심이 불교이기는 하지만,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이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열려 있습니다. 자연과 넓게 트인 길, 그리고 일본 특유의 환대를 통한 일종의 정신적 경험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여러분과 함께 시코쿠의 오헨로 순례라는 일생일대의 모험을 떠나보겠습니다.

시코쿠

여행 팁

오헨로가 무엇인가요?

일본의 순례 여행이 오헨로밖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오헨로는 시코쿠(일본의 4대 섬 중 가장 작은 섬)를 중심으로 한 88개 사찰을 여행하는 것으로 제일 유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보 다이시라고 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승려의 발자취와 약 1,200여 년 전, 깨달음을 추구하며 시코쿠 일대를 여행했던 행적을 따라가 보는 여정입니다. 도보여행에 방문하게 되는 88개 사찰은 모두 고보 다이시가 불교 수련 및 기도하기 위해 방문했던 곳으로, 현재는 모두 성지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고보 다이시의 여정에서 88개 사찰을 방문했던 것이 시코쿠 특별 순례 '오헨로'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오헨로 순례 여행에 참여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또 어떤 이들은 일상생활의 반복에서 벗어나기 위해 참여합니다. 시코쿠 지방의 자연미를 천천히 경험하고 싶어서 도보 여행을 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오헨로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것이 그들의 삶을 바꾸는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여러분이 여행을 떠날 때 무엇을 찾고 있었든 간에, 오헨로의 순례가 끝날 때는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히 전달해줄 것입니다.

오헨로의 창시자: 고보 다이시

오헨로의 목적과 인기 이유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헨로를 창시한 고보 다이시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구카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고보 다이시는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일본인 중 한 명입니다. 774년에 태어난 고보 다이시는 학문적,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많은 업적을 성취하였습니다.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그 가르침을 일본으로 가져와 신곤 불교를 창시했습니다. 또한, 평민을 위한 최초의 공립학교를 만들었고 일본의 가나 문자를 창제하였다고 전해지는 전설적 서예가입니다. 그는 시코쿠를 도보로 여행하며 88 사찰을 방문하며 수행하였습니다.

일본인 마음속에 고보 다이시를 민족적 영웅으로 굳건히 한 계기가 된 그의 마지막 위업인 여정을 재현한 것이 오늘날의 오헨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맞은 옷차림: 오헨로를 위한 복장

오헨로가 다른 유명한 순례와 다른 것 중 하나는 특별한 복장입니다. 순례자의 복장은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순례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오헨로의 순례자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릴 수 있습니다. 의상은 백의(하쿠이), 목띠(와게사), 삿갓(스게가사), 보시 주머니(즈다부쿠로), 종(지레이), 염주(주즈)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례 복장 외에도 오헨로 여행자들은 '금강장(곤고즈에)'이라고 하는 특별한 지팡이를 들고 다닙니다. 이 지팡이는 순례자들이 고보 다이시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순례자에게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것입니다. 오헨로의 순례자를 '도교니닌(두 사람이 동행하는 것)'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오헨로의 순례자들이 금강장을 소지하는 것으로 고보 다이시와 항상 함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백의 역시 불교적 상징으로서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일본 장례식에서 고인이 입는 옷과 같은 형태로 처음 접했을 때는 소름끼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관습의 이면에는 장례식 복장을 통해 내세의 '성지'로 나아가는 순례라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순례자가 여정을 시작하면 열반에 들어갈 준비를 하게 되는데, 현대에 와서는 오헨로에서 죽음을 맞이할 위험은 상당히 낮기 때문에 순례자의 복장 역시 완전히 상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여러분도 오헨로에서 이런 옷을 받드시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순례자들은 '오셋타이(접대)'라고 하는 특별한 종류의 환대를 받게 됩니다. 세계는 물론이고 일본 어디에서도 받을 수 있는 환대와는 다른 것입니다. 오셋타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시코쿠로 이동: 오헨로 시작 지점

오헨로는 기본적으로 시코쿠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입니다. 시코쿠와 일본 본토 사이에는 세토내해가 있지만, 가는 길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여행을 시작하려면 도쿠시마현의 첫 번째 사찰(료젠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도쿠시마 아와오도리 공항까지 1시간 15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시작 지점이 오사카라면 신오사카역에서 고속열차(도카이도 산요 신칸센: 하카타 노조미 17호)를 타고 오카야마역(승차 시간 45분, 6,400엔), JR 세토오하시선(다카마쓰행 쾌속 마린라이너 29호)을 타고 다카마쓰역(다카타마쓰행 55호)까지 갈 수 있습니다. 우즈시오선(도쿠시마행 특급 우즈시오 15호)으로 환승해서 도쿠시마역으로 이동합니다(승차 시간 1시간 10분).

반대로 오사카역이나 난바역에는 도쿠시마역까지 가는 고속버스도 있는데, 3시간도 걸리지 않고 왕복 요금이 7000엔 이하입니다.

오헨로 루트: 시코쿠를 순례하는 방법

오헨로를 마치려면 얼마나 걸리나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헨로 루트를 따라 총 88개의 사원이 있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 걸음 속도에 달렸지만, 총 1,200km 정도로 2개월 정도가 소요됩니다.  

순례자가 되어 2개월을 쉬면서 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년퇴직자와 대학생과 같이 많은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물론 몇 년에 걸쳐 매주 이곳저곳을 돌며 도보 순례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도쿠시마에서 출발하여 시계방향으로(준우치) 사찰을 방문하는 것이 전통이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정해진 루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보 다이시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전설이 있는데, 역순으로 진행하면 그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서 역순(갸쿠우치) 루트를 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꼭 걸어서 가야 하나요?

최근 몇 년간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자동차를 타고 사찰까지 이동하는 길을 빠르게 오가는 경우도 많아 졌지만, 도보로 여행하는 것이 전통을 지킨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영적인 각성에 도달하기 위해 길을 가는 동안 현대적인 편의를 포기하는 것은 순례자의 금욕 정신에 빠져들 수 있는 오헨로의 매력의 일부일 것입니다.

많은 순례자들은 비박을 하거나 길가에 있는 조그마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어가기도 합니다. 오헨로의 여정은 자신과의 싸움이고, 육체적으로도 힘든 길이지만, 차로 다녔을 때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오셋타이 환대를 도보 여행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셋타이: 오헨로 순례자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일본식 환대

오셋타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한단계 더 높은 일본의 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물'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자선'이라는 의미에 가깝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오셋타이는 시코쿠의 전통이자 오헨로의 핵심입니다.

오셋타이는 낯선 사람들이 주는 선물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때로는 주먹밥으로, 때로는 시원한 음료로, 숙박료를 깎아주거나 흔하지는 않지만 심지어 무료로 숙박하게 해주는 것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순례자와 같이 오헨로를 직접 여행을 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은 순례자들을 대리인으로 생각하고 그들의 여행을 돕는 것이 오셋타이의 목적입니다. 그래서 순례자에게 오셋타이를 통해 감사와 지지를 표현해야 한다고 믿어 왔습니다.

한 번씩 일본에 방문하는 분이라면 도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예의는 바르지만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코쿠의 순례자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릅니다. 오헨로의 여정 가운데 여러분도 틀림없이 낯선 사람들의 친절로 인해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을 하나씩 얻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셋타이입니다. 

오헨로 루트의 유명한 사찰

2개월간 전통적인 순서에 따르든 띄엄띄엄 역방향으로 진행하든 상관없이 오헨로 순례의 최종적인 목표는 88개 사찰을 모두 방문하는 것입니다. 도쿠시마 료젠지에서 출발하여 가가와현 오쿠보지에서 순례를 마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순서대로 사찰을 방문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다음은 오헨로 순례 중에 꼭 들러야 할 유명한 사찰 리스트입니다.

88개 사찰의 지도는 사용자가 만든 다음의 Google 지도를 참조해 보세요.

 

사찰 #1: 료젠지

거대한 소용돌이로 유명한 나루토시의 료젠지는 오헨로 루트의 시작이며, 가장 유명한 지점입니다. 이곳에서는 순례자의 복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장신구를 구입할 수 있고, 2층 목탑을 구경하거나, 막 출발하는 새로운 순례자들의 북새통, 한바퀴를 돌아 출발지로 돌아오는 베테랑을 보며 경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찰 #21: 다이류지

오헨로의 21번째 사찰인 다이류지는 고보 다이시가 젊었을 때 50일 동안 명상을 했던 곳이라는 것으로 특별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보 다이시는 깨달음을 얻으려고 노력하다가 실패했지만, 자신의 길을 이어나면서 오헨로 여정의 다음 지점을 위한 길을 개척하고, 그 전설을 더했습니다. 이 사찰은 해발 610m까지 올라가야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직접 등반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로프웨이가 있습니다.

사찰 #84: 야시마지

오헨로 루트의 마지막 지점 중 하나인 야시마지는 84번째 사찰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고보 다이시가 천수관음 불상을 조각했다고 하는데, 이 불상을 주요 모티브로 하는 사찰입니다. 미노야마 다이묘진이라는 지역 신을 상징하는 다누키(너구리) 석상도 많이 있습니다. 이 영리한 짐승은 엉뚱함과 변화무쌍한 능력으로 알려져 있으며 좋은 결혼, 행복, 관계의 신으로도 유명합니다.

맺음말

첫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오헨로는 종교적인 믿음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이라도 즐길 수 있는 체험입니다. 이 길을 여행하는 것은 분명한 정신적인 경험이 될 것이며 시코쿠 사람들에게 따뜻한 오셋타이의 환대를 받아보면 이후 몇 년 동안 여러분의 마음에 안식을 줄 것입니다.

오헨로에서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시골, 꿈과 같은 마음의 평화뿐만이 아니라, 여행 중에 들르는 각 지점에서 복잡한 '고슈인'이나 사찰 스탬프 수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찰 관광 트렌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고슈인 트렌드에 대한 완벽한 가이드: 일본의 화려한 사찰 스탬프 수집!(영어)을 참고해 주세요.

또한, 사찰에서 경의를 표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일본 신사와 절에서 참배하는 방법의 차이점 기사를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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