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토리(야끼토리, 일본 닭꼬치), 어떻게 먹을 것인가?

일본 여행 가면 뭘 먹어야 할지 생각을 해보려고 메모 앱을 켰습니다. 무엇을 먹어야 후회가 없을까요. 순간적으로 쏟아질 듯 많은 메뉴가 머리속을 채웁니다. 하지만, 결국 언제나 제 리스트 첫 줄을 장식하는 것은 ‘야키토리(焼き鳥, 닭꼬치)와 생맥주’입니다. 왜인지 생각을 해보니, ‘치맥’의 한국인이 ‘야키토리와 생맥주’를 처음으로 떠올리는 것은 본능인 것 같습니다. 굳이 다른 이유를 찾아보자면 현지인들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최적의 메뉴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닭고기와 맥주의 결합은 한국, 일본 할 것 없이 하루 동안의 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마법의 메뉴죠. 이 글에서는 야키토리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닭꼬치와의 차이점, 도대체 어떻게 먹어야 좋을지를 안내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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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토리란 무엇인가

‘야키토리[야키(焼き, 굽다)+토리(鳥, 새)]’란 닭을 한 입 크기로 조각내고 꼬치에 꿴 뒤, 직화로 구운 것입니다. 한 마디로 설명해 ‘닭꼬치’죠. 꼭 닭을 조각내어야만 야키토리인 것은 아닙니다. 닭을 조각 내 구운 것, 닭 조각과 다른 부재료를 섞은 것은 물론 참새나 메추리 등의 작은 새를 통째로 구운 것, 심지어는 돼지고기, 소고기 조각을 꼬치에 꿴 것 모두 ‘야키토리’라는 이름으로 부르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닭고기를 주재료로 만든 야키토리에 집중해서 설명해볼게요.
 

한국의 닭꼬치와는 어떻게 다른지?

기본적으로 큰 차이는 일본의 야키토리가 안주 느낌이 강하다면, 한식 닭꼬치는 보다 간식 개념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각 하나의 크기도 한국 닭꼬치가 크고 꼬치의 길이도 긴 버전이 많이 활용됩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가슴살, 다리 살, 날개 정도로 사용 부위가 국한된 데 비해, 일본의 야키토리는 닭의 다양한 부위를 다룹니다. 맛에 있어서는 한국에서는 바비큐 소스를 기본으로 매운맛 양념을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데 비해, 일본은 소금과 다레(タレ: 간장, 된장, 설탕, 미림 등을 섞어 만든 달콤 짭짜름한 양념장)를 비중 있게 사용합니다. 참고로 일본 한 잡지의 조사에 의하면 야키토리의 양념에 있어 소금을 선호하는 사람(45%), 다레를 선호하는 사람(36%), 선택을 못하는 사람(19%)이었다고 하네요(16.08 잡지 CANCAN, 289명 조사).

단, 이 차이라는 것이 무 자르듯 반으로 나뉘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축제 포장마차 등에서 간식 느낌으로 야키토리를 먹기도 하고, 한국 포장마차에서는 닭꼬치를 안주로 팔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근 한국에는 일본에서 요리를 배우고 온 유학생들이 야키토리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여기서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한국 닭꼬치 메뉴들도 있어서, 이 분류의 벽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제 맛있는 야키토리 메뉴를 추천해드릴게요!

타입별 야키토리 추천

1. 무엇이든 도전해 보는 당신에게: 난코츠, 레바, 본지리

저는 상당히 용감한 외식 도전자입니다. 솔직히 말해 30-40대 남성마저도 먹지 못하는 다양한 메뉴를 먹을 수 있어요. (이건 취향의 문제를 기본으로 열량 섭취에 대한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지만요…) 저와 같은 성향의 분이라면 한국에서 쉽게 드실 수 없고, 드실 수 있다 해도 맛의 차이가 있는 다음의 세 품목을 추천합니다.

 ・난코츠(軟骨, 연골(물렁뼈)):
  무릎연골 또는 가슴 연골을 구운 것으로
  오도독 씹는 식감이 매력적입니다.
  소금구이를 추천합니다.
 ・레바(レバー, 간):
  녹진하고 진한 맛으로 다레를 추천합니다.
  먹기 시작하면 맥주가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통풍 환자는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본지리(ぼんじり、닭의 꼬리뼈 부위의 고기):
  집에서 삼계탕을 만들 때 어머니들께서는
  가위로 손질 후 버리는 부위이기 때문에
  사실상 본 적이 별로 없으실 겁니다. 
  지방함량이 매우 높지만, 소금구이로 먹으면 맛있습니다.

 

2. 안전함을 지향하지만 슬며시 도전하는 당신에게: 사사미, 세세리, 카와

집을 떠나 재미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을 선택을 하기 때문이겠죠. 안전제일을 우선으로 삼고 있는 분들에게도 약간의 도전을 권해봅니다.

 ・사사미 (ささみ, 닭안심):
  건강한 닭가슴살 중에서도 지방이 더 적은 부위로, 
  담백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소금구이를 기본으로, 
  와사비를 조금 얹거나, 
  우메보시를 곁들여 메뉴를 만들기도 합니다.
  구웠을 때 퍼석거리기 쉽기 때문에 신선한 닭일 경우 
  속을 조금 덜 익히기도 합니다.

 ・세세리 (せせり, 닭목살): 
  저는 한국의 유명 치킨브랜드에서 
  메뉴 기획자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브랜드의 경우 닭목살은 
  ‘불가식(먹을 수 없는) 부위’라 하여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습니다. 
  위생적인 관리가 어려운 부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잘 취급하지 않습니다만, 
  한 번 드셔보시면 지방이 잘 어우러진 데다 
  감칠맛이 강한 부위라 다시 드시고 싶어질 겁니다.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양이 매우 적다는 것 정도…

 ・카와 (皮, 닭껍질): 
  치킨을 먹을 때 맛의 즐거움 중 반 이상은 
  이 닭껍질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소금으로도, 
  다레로도 맛있는 닭껍질은 조금 바삭하게 굽기도 하고 
  촉촉하게 굽기도 합니다. 전천후 부위죠. 
  저는 개인적으로 다레에 적셔 
  촉촉하게 구운 버전을 좋아합니다. 
  아, 아닙니다. 
  소금으로 본래의 맛을 살린 버전을 좋아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냥 껍질이라면 다 좋은 것 같아요.

 

3. 초딩 입맛의 당신에게: 네기마, 츠쿠네, 테바사키

 ・네기마(ねぎま): 
  파(ねぎ,네기)와 닭다리살을 번갈아 끼운 꼬치로 
  ‘닭꼬치’를 떠올렸을 때 머리에 그려지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의 메뉴입니다. 
  원래는 참치(まぐろ, 마구로)와 
  파를 번갈아 끼운 꼬치요리에서 참치가 닭으로 대체되며 
  이름에 참치를 의미하는 ‘마’가 남았다고 합니다.

 ・츠쿠네(つくね): 
  닭고기 살과 연골을 잘게 다져 동그랑땡을 만든 후 
  꼬치를 중심으로 핫도그 모양으로 만든 것입니다. 
  다레 버전이 많으며, 
  생 계란 노른자를 같이 주는 경우가 있는 데 
  이 경우에는 노른자를 터뜨려 찍어 드시면 됩니다. 
  노른자의 감칠맛을 함께 즐기려는 의도입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먹기 어려운 메뉴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맛입니다.

 ・데바사키 (手羽先, 닭날개): 
  닭날개를 구운 것입니다. 
  고수는 이 닭날개 하나가 입에 들어가면, 
  뼈 두 개만 깨끗하게 발라져 나오죠. 닭날개는 소금, 
  다레 모두 어김없이 잘 어울리는 부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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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토리를 먹는 순서

수백번의 야키토리 섭취 후 제가 정한 제 나름의 순서는,

소금(난코츠- 세세리- 사사미- 스나기모(닭똥집)) → 다레(네기마- 데바사키- 카와- 레바/하츠(심장))- 츠쿠네입니다. 어머나 벌써 아홉 꼬치를… 닭고기는 건강식이니까 괜찮습니다. 제 나름의 순서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담백한 것에서 지방함량이 높은 것으로, 양념이 없는 것에서 양념이 진한 것으로 이동하는 고기의 정석을 따라 설계한 것입니다. 맛을 최대치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 드렸으니, 이제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Klook.com

일본 여행의 밤을 빛내 주는 야키토리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시간, 시끌벅적, 자욱한 연기로 가득 찬 야키토리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바깥세상의 시름과 피로는 잊은 채로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야키토리 가게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슈퍼나 백화점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야키토리를 팔고 있으니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의 작은 지식으로 시원한 생맥주 한 모금과 감칠맛있는 야키토리를 더욱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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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프로필

SURU
SURU
세상의 모든 먹을 것과 그것을 둘러싼 공기에 대해 글을 씁니다. 광고회사를 잘 다니다 시원하게 때려 치고, 일본으로 가 오사카 츠지 조리사 학교 조리사 본과를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외식회사에서 메뉴 기획자로 일하며 덕업일치의 최전선에 서있습니다. 특기는 이자카야 일본어.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글 : SURU (인스타그램 @lively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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