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카츠의 진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규카츠를 먹어본 적이 없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인 맛집 인스타그래머 '네모'라고 합니다. 한국어로 일본 맛집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는데요, 한국인 팔로워님들에게서 '맛있는 규카츠 맛집을 추천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자주 받아요. 그런데요, 아쉽지만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규카츠를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요? 일본에서 규카츠(일본어의 '소'를 뜻하는 규(牛)와 돈카츠(とんかつ)의 합성어)는 돈까스처럼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아니었어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요... 전혀 아닙니다. 이번에는 많은 한국 분들이 오해하시는 '규카츠의 진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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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일본인 미식 작가님이신 '네모(tokyo_nemo)'님이 작성해주신 기사입니다.

・원래 일본에는 '규카츠(牛かつ)'라는 음식이 없었다

서론에서 말했듯,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규카츠를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집필하기 위해서' 최근 처음으로 먹어봤는데요, 제 주변에 있는 일본인 친구, 회사 동료들은 '규카츠? 음, 난 먹어본 적이 없는데?'라고 말해요. 왜 그럴까요? 그건 원래 일본에는 '규카츠'라는 음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은 규카츠는 생긴지 얼마 안된 음식이거든요.

한국 분들이 일본에서 먹고 싶은 음식으로 규카츠는 인기가 많죠. 규카츠 맛집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 한국인이 참 많더라고요(한때 줄 서는 사람이 거의 한국인이었을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규카츠집에 들어간 분들은 좀 아시겠지만, 혹시 규카츠집에 일본인은 별로 없지 않았어요?
한국인에게 유명한 규카츠 맛집들은 2014년~2015년쯤부터 오픈한 가게입니다. 2014년에 '교토가츠규(牛カツ京都勝牛)', 그리고 2015년에 '모토무라(牛かつ もと村)'가 시작되었고, 바로 대박이 났어요. 즉, 그전에는 규카츠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마침 2014년~2015년쯤부터 일본여행을 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시기었고요, 그때 처음으로 일본에 와서 규카츠를 먹은 사람들이 '일본에는 규카츠라는 음식이 있었구나'라고 착각한 것 같아요. 가게 쪽은 급증하는 한국인 관광객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것이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1인용 철판에 고기를 스스로 구워 먹는 스타일은 신선해 보이고, 한국 분들의 취향에도 잘 맞은 것 같아요. 물론 그런 스타일은 일본인에게도 신선해 보였죠.

여담이지만, 인기 규카츠집인 '이로하'에서 일하는 제 친구는 '일본인 손님도 규카츠를 처음으로 먹는 사람이 많아서, 먹는 방법부터 알려드리는게 좀 고생이 많아요. 외국인들에게는 영어로 먹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해요'라고 하더라고요.

・일본에서 소고기는 튀겨 먹는 음식이 아니었다

규카츠 맛집 '모토무라'의 캐치프레이즈가 '규카츠를 일본 식문화로 만든다 (牛かつを日本の食文化にする)' 예요. 이건 즉, '이제까지 규카츠는 일본에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규카츠를 먹는 식문화를 정착시킨다'라는 말이죠.
실은 일본에서는, 소고기는 튀겨 먹는 것보다 구워 먹어야 맛있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소고기는 튀기면 뻣뻣해져서 먹기 힘들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그래서 원래 야키니쿠(고기구이)는 소고기를 구워 먹는 게 보통이었고, 튀겨 먹어서 맛있는 건 돼지고기(=돈까스)라고 하죠. 일반적인 일본인 입장으로서는 '규카츠의 가격이 1,500~2,000엔 정도면, 같은 가격대의 고급스러운 돈까스를 먹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이 일본에서 먹는 규카츠는, 그리 뻣뻣하지 않았죠? 최근에는 각 가게가 식감에도 신경 써서 요리를 만드는 것 같아요. 참고로 '모토무라' 같은 경우는 성형육(=인젝션비프, 우지 주입육)을 사용한답니다. 우지 주입육은 당연히 육질이 부드러워지죠. 일부 사람들은 인공적으로 우지를 주입한 고기에 안 좋은 이미지를 갖는 것 같지만, 성형육은 외식업계에서 이제까지도 흔히 볼 수 있는 고기였어요. 그런데 잘 익히지 않으면 위생 관리상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곤 하니, 특히 어린이나 나이 드신 분이 드실 경우는 좀 신경 쓰시는 게 좋을 듯해요.

※모든 규카츠집이 주입육을 사용한다는 건 아닙니다. 
이제까지 규카츠에 주입육을 사용하는 건 많은 논란이 되었는데요, 혹시 걱정되시는 분들은 한번 '규카츠 주입육'으로 검색해보세요.

・'비후카츠(비프카츠)'라는 음식은, 옛날부터 고베에 있었다

제가 앞서 '원래 일본에는 규카츠라는 음식이 없었다', '일본에서 소고기는 튀겨 먹는 음식이 아니었다'라는 이야기를 소개했는데요, 좀 더 정확히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보충 설명을 하겠습니다. 오사카가 있는 일본 서부 지역인 '간사이(関西)'에는 원래 다른 지방보다 소고기를 먹는 식문화가 있고요, 오사카 이웃 도시인 '고베(神戸)'에서는 '비후카츠(ビフカツ)'를 먹어요. 비후카츠가 '비프카츠'를 일본식 발음으로 말한 것이고, 바로 소고기 카츠(비프커틀릿)입니다. 고베에서는 경양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예요.

그런데 고베식 비후카츠와 규카츠는 기본적으로 다른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비후카츠는 양배추와 같이 먹는데 돈까스 스타일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데미그라스 소스가 뿌려져 있어서 어떻게 보면 한국 돈까스(왕돈까스)와 좀 비슷하게 보이네요. 고베는 '항구 도시'라서 서양 문화가 빨리 들어오는 지역이었고 경양식집도 많이 생겼고요, 그런 경양식집에서 비후카츠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고베 친구에게 규카츠를 아냐고 물어봤더니, '규카츠가 뭐야? 비후카츠는 경양식집에서 그냥 먹는데'라고 하더라고요. 규카츠라는 이름조차 몰랐다고요.
고베나 간사이 지방 이외에서는 고베식 비후카츠를 먹을 수 있는 가게는 많지 않습니다. 도쿄 현지인인 저는 이제까지 비후카츠를 먹을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도쿄 신바시에는 옛날부터 규카츠를 파는 집이 있었다

2014년~2015년쯤부터 대박이 난 규카츠인데요, 도쿄에서 한 군데만 옛날부터 소위 '규카츠'를 파는 집이 있어요. 그게 바로 '오카다'입니다. 오카다는 회사원 아저씨들이 많은 '신바시(新橋)'에 위치한 가게인데요, 신바시는 종로처럼 로컬 맛집이 많은 동네입니다. 바빠서 빨리 점심을 먹어야 하는 회사원을 위해 30초만 튀겨 내는 '레어 규카츠'를 파는데요. 이곳의 규카츠는 '모토무라'처럼 자리에서 스스로 굽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성형육(인젝션비프, 우지 주입육)를 쓰지 않으니, 다른 가게의 규카츠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좀 뻣뻣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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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규카츠의 진실', 어떠셨어요?
이 기사를 읽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요, 저는 한국 분들이 즐겨 먹는 규카츠를 부정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제까지 한국 분들이 규카츠에 대해서 오해하시는 걸 많이 느꼈고, 좀 더 정확한 정보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일본인인 제가 한국에서 먹방여행을 한다고 치고, 그때 한국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음식이 그렇지 않다고 나중에 알게 되면, 그건 좀 아쉬운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저는 외국 음식을 먹을 때는, 그 음식의 배경이나 식문화까지 알 수 있으면 더욱 맛있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독자 여러분께 일식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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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프로필

tokyo_n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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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고독한 미식가' 네모입니다. 인스타그램: @tokyo_nemo / 도쿄에 사는 일본남자입니다. 일본 현지인 입장으로서 일본 맛집, 식문화를 소개해드립니다. 저서) 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 휴머니스트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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